항염증 식단, 한식으로 실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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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지중해식 식단을 한식과 접목해 풀어보는 글을 썼다. 한식을 좋아하는 내게 지중해식 식단은 ‘낯설지 않고 건강한 식단’으로 다가왔다. 특히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접근이 마음에 들었다. 그 글을 쓰고 난 후 문득, '항염증 식단도 한식으로 가능할까?' 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나는 유방암을 겪고 회복한 50대 여성이다. 항암치료 이후 내 몸은 예전 같지 않았고, 몸속의 염증 반응이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 몸소 느끼고 있다.

그래서 오늘은 항염증에 도움을 주는 식단을 우리 한식 안에서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 내 일상의 예를 곁들여 풀어보려 한다.

항염증 식단, 한식으로 실천할 수 있을까?

항염증 식단이란?
항염증 식단은 말 그대로 우리 몸의 염증 반응을 줄이는 데 초점을 둔 식사 방식이다. 염증은 원래 외부 침입자를 막기 위한 생체 반응이지만, 만성적으로 염증이 지속되면 여러 질병의 원인이 된다.
암, 심혈관 질환, 당뇨, 심지어 우울증까지.

그렇기에 식생활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요소를 줄이고, 염증을 완화하는 영양소를 채우는 일이 중요해진다.
흔히 알려진 항염증 식품은 다음과 같다.

  • 식물성 오메가-3: 들기름, 들깨, 견과류
  • 천연 항산화제: 제철 채소, 각종 과일, 녹차
  • 섬유질이 풍부한 곡류: 현미, 귀리, 보리
  • 발효 식품: 김치, 된장, 청국장
  • 항염증 향신료: 생강, 마늘, 강황

내 하루 식단을 항염증 식단으로 바꿔본다면?
나는 이 식단을 단번에 바꾸지 않았다. 무리한 변화는 오래가지 않으니까.
대신 익숙한 한식을 유지하면서 조금씩 재료를 바꾸고 조리법을 수정해봤다.

아침
들기름을 살짝 두른 김구이와 귀리밥, 그리고 미역국에 마늘을 듬뿍 넣어 끓인 국물.
미역은 갑상선뿐 아니라 해독에도 도움이 되고, 들기름은 식물성 오메가-3의 훌륭한 공급원이다.

점심
보리밥 비빔밥에 삶은 브로콜리, 당근, 생 채소를 듬뿍 올리고, 고추장 대신 된장 + 참깨 + 올리브유 소스를 만들어 비볐다.
고추장은 맛있지만 염분이 높기 때문에 자주 먹지는 않는다.

저녁
고등어구이 또는 연어 스테이크, 그리고 된장국, 쌈채소와 현미밥.
생선은 오메가-3가 풍부하고, 된장은 발효된 콩으로 항산화 효능이 높다.
가끔은 생강을 다져서 쌈장에 섞어 먹기도 한다. 은은한 향과 함께 속이 편안해지는 느낌이 든다.

항염증 식단, 지키면서 가장 중요했던 점
내가 직접 경험하며 느낀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딱 세 가지다.

→ 염분 줄이기: 우리는 무의식중에 나트륨을 많이 섭취한다. 된장, 간장, 김치 모두 훌륭한 재료지만, 소금 함량은 체크해야 한다. 나는 저염 간장을 쓰고, 김치는 물에 살짝 헹궈 먹는다.

→ 기름은 줄이고, 좋은 기름은 늘리기: 튀김보다는 굽거나 찌는 방식, 참기름보다는 들기름과 올리브유. 기름을 무조건 피하는 게 아니라 질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 가공식품은 피하기: 빵, 햄, 과자, 인스턴트는 최대한 멀리한다.
내가 가장 먼저 끊은 건 ‘소세지’였다. 매번 반찬에 오르던 소세지를 없애니, 생각보다 식단이 훨씬 깔끔해졌다.

Q&A: 자주 받는 질문
Q. 항염증 식단, 무조건 채식만 해야 하나요?
A. 아니에요. 중요한 건 ‘균형’이에요. 육류도 섭취할 수 있지만, 붉은 고기보다는 흰살 생선이나 닭가슴살 등으로 대체하면 좋아요.

Q. 김치는 먹어도 괜찮을까요?
A. 김치는 발효 식품으로 항염 효과가 있지만, 염분이 높아 과다 섭취는 피해야 해요. 하루 한 접시 정도가 적당하고, 저염 김치를 직접 담그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마무리하며: 식단은 나를 돌보는 작은 의식이라 할 수 있다.
여전히 먹는 걸 좋아하는 나는, 어릴 적 엄마가 해주시던 집밥처럼 따뜻하고 익숙한 맛, 그것도 유지하면서 내 몸을 지킬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게 있을까?
항염증 식단은 일상의 제한이 아니라, 내 몸을 진심으로 돌보는 작은 선택의 반복이라고 생각한다.

건강을 회복해가는 나의 길이 누군가에게도 작은 힌트가 되기를 바라며, 오늘도 내 밥상 위엔 제철 채소와 들기름 냄새가 은은히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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