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이 좋을까, 헬스가 나을까? 유방암 생존자의 한 달 운동 비교 체험기

반응형

🧭 서론: 위고비 대신, 내 몸을 믿어보기로 했다
작년 3월, 나는 유방암 수술을 받았다. 항암치료는 하지 않았지만, 방사선 치료를 마친 후 지금은 항호르몬제를 복용 중이다. 5년 동안 이 약을 꾸준히 먹어야 한다는 말에 처음엔 막막했지만, 이내 ‘그렇다면 나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수술 후 체중이 조금씩 늘기 시작했고, 여러 번 고민 끝에 다이어트 주사 위고비 상담을 받아 보기도 했다. 하지만 병원을 나오던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진짜 원하는 건 약이 아니라, 다시 내 몸을 움직이고 느끼는 거 아닐까?”
 
그렇게 나는 주사를 포기하고, 운동을 시작했다.
주 2회 수영, 주 3회 헬스.
그리고 하루 세 끼, 가능한 가공식품 없이 건강하게 먹기.
그렇게 운동과 식단을 병행한 지 한 달이 되었다.
유방암 생존자로서, 어떤 운동이 나에게 잘 맞았을까?
한 달간의 경험을 있는 그대로 기록해본다.

수영이 좋을까, 헬스가 나을까? 유방암 생존자의 한 달 운동 비교 체험기

🏊 수영: 물속에서 나를 되찾다
수영장을 처음 찾던 날, 조금은 떨렸다.
치료 이후 내 몸은 예전 같지 않았고, 한동안 근육이 거의 쓰이지 않았던 탓에 움직임 자체가 조심스러웠다.
특히 팔을 앞으로 뻗거나, 가슴을 펴는 동작은 괜히 더 긴장되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물속에선 몸이 한결 가벼웠다.

유방암 수술 이후 어깨가 뻣뻣해지고, 관절 통증이 생긴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많이 들었다.
그래서 수영을 선택한 것도 있었는데, 부력 덕분에 관절에 무리가 거의 없었다.
천천히 팔을 젓고 다리를 움직이는 동안, 몸의 감각이 다시 깨어나는 느낌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수영은 내게 정서적인 안정감을 주었다.
사람들 사이를 벗어나, 물속에서 나 혼자만의 호흡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
몸이 아니라 마음이 먼저 가벼워졌다.

🏋️ 헬스: 내 몸의 ‘엔진’을 깨우는 시간
수영이 부드럽게 몸을 풀어주는 운동이라면, 헬스는 본격적으로 몸에 에너지를 채우는 운동이었다.
주 3회,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면서 기초대사량이 오르는 느낌이 확실히 들었다.

사실 처음엔 걱정도 됐다.
유방암 수술 후 헬스를 하는 건 무리라는 말도 있었고, 기구를 들 때 수술 부위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 걱정도 됐다.
하지만 운동 강도를 적절히 조절하고, 트레이너와 상체 운동 방향을 잘 상의하니 문제없이 할 수 있었다.

런닝머신 30분, 레그프레스, 스쿼트, 백익스텐션 등 하체 위주 근력운동,
그리고 하루 한 부위씩 하는 소근육 자극 운동.
운동을 마치고 나면 기분 좋은 피로감과 함께,
“내 몸이 정말 다시 살아나는구나” 하는 실감이 들었다.

📊 수영 vs 헬스 — 유방암 생존자에게 어떤 운동이 더 맞을까?
한 달 동안 꾸준히 운동을 하며 느낀 점은 분명했다.
수영은 마음과 몸의 부담을 줄여주는 회복 중심의 운동,
헬스는 기초대사량과 체중 관리에 직접적인 효과가 있는 도전형 운동이었다.

강도낮음~중간중간~높음
수술 부위 부담거의 없음상체 운동 시 조절 필요
정서적 효과매우 좋음뿌듯함 & 성취감
체중 관리간접적직접적 효과 큼
체력 회복느리지만 안정적빠르지만 체력 요구


운동 시작 전보다 체중은 약 1.9kg 감소,
근육량은 살짝 늘고, 무엇보다도 컨디션이 좋아졌다.
아침에 일어나는 게 덜 피곤하고, 관절 통증도 줄었다.

💬 Q&A — 유방암 생존자의 운동, 궁금한 것들
Q. 유방암 생존자도 근력운동 해도 되나요?
A. 가능하지만 상체 압박이 심한 운동은 피하고, 전문 트레이너와 상의하면 좋아요.
Q. 항호르몬제 복용 중인데 운동해도 괜찮나요?
A. 오히려 권장돼요. 항호르몬제로 인한 관절 통증, 골밀도 감소, 체중 증가를 완화하는 데 운동이 큰 도움이 돼요.
Q. 헬스장에서 사람들 시선이 부담스럽다면?
A. 처음에는 그런 기분이 들 수 있지만, 대부분 자기 운동에 집중하느라 남을 신경 쓰지 않아요.
나 자신에게 집중하세요. 그것이 진짜 회복입니다.

🌱 마무리: 약보다 나를 믿는 선택
위고비를 내려놓고 운동을 선택한 지 한 달.
아직 갈 길은 멀지만, 분명한 건 지금 나는 몸과 마음이 예전보다 건강해졌다는 것.

유방암 생존자의 몸은 다르다. 회복이 느릴 수 있고, 감정 기복도 클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변화할 수 있다.
한 달 뒤, 두 달 뒤, 또 어떤 내가 기다리고 있을까?
그게 기대되는 요즘이다.

반응형